고시원 이야기
어수선한 소음들이 희미하게 들려온다. 좁은 침상 위에서 몇 번 뒤척이다가, 마침내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본다. 답답한 방 안에서 누운 채 보이는 것은 눈앞에 주렁주렁 매달린 옷가지들뿐이다. 큰 창문이 방 한쪽을 차지하고 있지만, 아침이 반가울 리 없다.힘겹게 몸을 일으켜 침대 끝에 있는 욕실 부스로 들어가 소변을 본다. 아무 생각도 없이 변기 앞에 서 있는 동안, 모든 게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바람이 스멀스멀 마음속에서 올라온다. 그렇게 잠시 멍하니 있다가, 재빨리 세안을 하고 정신을 차리려 애쓴다.쾌적하지 않은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다. 창문 틈마다 낀 때와 먼지가 보이지만, 그런 건 오래전부터 신경 쓰지 않았다. 늘 그렇듯 창밖 풍경은 흐릿하고, 꿈도 희망도 찾아보기 힘들다. 그럼에도 불구..
독백
2024. 8. 30. 03:06